마르지엘라와 젠틀몬스터의 반갑지 않은 콜라보레이션

2023. 2. 3. 20:53이슈

 

 

마르지엘라 Maison Margiela X 젠틀몬스터 Gentle Monster



감각적인 콘셉트로 한국을 넘어 이미 해외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대한민국의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프랑스의 럭셔리 브랜드 마르지엘라와의 협업을 진행한다. 지난 파리패션위크를 통해 밝혀진 두 브랜드의 소식에 많은 이들이 열광했던만큼 발매를 기다리시는분들도 많을텐데, 여기선 조금 다른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마르지엘라와 젠틀몬스터의 아이웨어 협업, 정말 기다려지시나요?

 

 

드디어 한국에 명품이라 불릴만한 브랜드가 탄생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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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이 소식을 접하고 들어오셨을 분들이라면, 두 브랜드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이 필요하진 않을 것이다. 이미 국내외의 여러 셀러브리티들을 통해 이름을 알린 젠틀몬스터나 신 명품이라 불리며 한국에서도 대중적인 브랜드로 자리잡은 마르지엘라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까.

명품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 중 하나이지만, 명품의 불모지인 대한민국에서 외국의 명품이라 불리우는 브랜드와 한국의 브랜드가 협업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젠틀몬스터 또한 그 가격대나 인지도가 결코 떨어지지 않으며 두 브랜드의 독특한 콘셉트가 묘하게 교차한다는 점에서 재밌는 협업이긴 하지만

문제는 마르지엘라와 한국의 아이웨어 브랜드의 만남이 놀랍게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것이다.

 

마르지엘라 X 갓섬웨어



22년 봄과 여름을 준비하는 마르지엘라가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매니아들에게 입소문이 돌던 한국의 1인 디자이너 브랜드 갓섬웨어와 협업을 한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은 충격을 받았다. 그도 그럴것이 마르지엘라라는 거대한 하우스가 대중성은 커녕 오피셜 페이지도 없는 1인 디자이너 브랜드와 협업을 한다는 것은 역사에 없을 과감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많은 이들은 마르지엘라의 선택과 추진력을 극찬했고, 갓섬웨어의 독특한 디자인에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아름답지 않았으니
갓섬웨어를 통해 밝혀진 마르지엘라와의 협업에 관한 진실은 실소가 나올 정도로 어이가 없었다.

 

처음에는 협업이라고 말하였으나 이후 자신의 디자인이 무단 도용된 것임을 밝혔다



19년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대중에게 공개된 그녀의 디자인은 21년, 마르지엘라의 런웨이와 캠페인에 등장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와 마르지엘라 사이에서는 놀랍게도 어떠한 협의도 없었으며, 본인에게 벌어진 일에 경황이 없었고 자칫 과한 대응으로 오히려 안좋은 쪽으로 비춰질 것을 우려해 어떠한 대응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았을 그녀의 이야기들



이후, 그녀는 마르지엘라의 해명을 요구하며 많은 이들이 이에 동조해 마르지엘라와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에게 의견을 요청하였으나 모두 묵살되었고 사건이 벌어진 지 1년여가 지난 지금, 마르지엘라는 갓섬웨어라는 작은 브랜드가 아닌 한국의 대표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와의 협업을 발표하게 된다.

*해당 디자인이 등장했던 마르지엘라 캠페인 피드에 많은 이들이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Instagram의 Maison Margiela님 : "Maison Margiela Co-Ed Spring-Summer 2022 Collection by @JGalliano Her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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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정말로 그녀에게 마르지엘라의 어떠한 협의도 보상도 없었는지 나는 그녀가 아니에게 정확히 알 수 없다. 어쩌면, 어떤 보상이 있었을지 모르기도 하고 알려지기 어려운 1인 브랜드가 마르지엘라라는 유명 브랜드에게 표절을 당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녀 역시 국내외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그녀는 마르지엘라의 디자인을 역 표절하며 삶르지엘라라는 팝업 전시를 진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가 어떠한 보상을 받았건간에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으며, 논란이 다 타버리고 잊혀져가는 지금, 공식적인 협업이라는 보상이 그녀가 아닌 다른 곳으로 향하였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가 없다.

여기서 내가 디자인의 가치나 지적 재산권에 대해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본인은 전문가는 커녕 전공자도 아니며 갓섬웨어건 젠틀몬스터건 마르지엘라건 나는 그들의 전위적인 예술품에 공감하지도 않기에 이를 품평할 생각도, 사거나 사지말라고 강요할 생각도 없다.

다만 젠틀몬스터와 마르지엘라와의 협업을 기다릴 많은 이들을 위해 팁을 하나 드리고자 한다. 평상시에도 젠틀몬스터의 인기제품은 구매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마르지엘라와의 협업 또한 구매하기 쉽지 않을 터.

 

이미지는 젠틀몬스터에 공개한 오피셜 이미지이다



준비물은 세 가지이다. 멋진 선글라스와 아주 멋진 흰 실과 더 멋진 접착제가 필요하다.
하얀 실을 네 조각으로 오려 본인이 좋아하는 선글라스에 접착제로 붙이시면 그것으로 이미 완성.
놀랍지 않은가? 기술이 있으시다면 홈을 파서 거치를 하시는 것도 안정성을 더하는 좋은 선택이 되시겠다.


짭 아니냐고? 그건 생각하기 나름이지
카피 아니냐고? 관점의 차이다


모쪼록 핸드메이드 마르지엘라와 함께 따듯하고 지혜로운 봄을 준비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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