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4. 12:25ㆍ발매
사람은 바뀔 수 있을까?
새해를 맞아 다양한 신년 계획을 세우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미 새해가 시작되고 3일이 지났으니 포기하신분도 있을테고 그만큼 사람이 바뀐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콧대높은 제냐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과연 제냐는 바뀔 수 있을까?
고지식한 브랜드 제냐의 새로운 협업, 제냐와 미스터 베일리
필연적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야 하는 천박한 패션 브랜드인 주제에 상당히 고지식한 브랜드들이 몇몇 있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의 로로 피아나 (Loro piana)나 브루넬로 쿠치넬리 (Brunello Cucinelli),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제냐가 있다. 이들은 언제나 자신들의 퀄리티를 강조하고 트렌드를 등한시 한다. 이들이 모두가 어떻게든 사람들의 눈에 띄고자 발버둥치는 패션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이렇게 배짱을 부릴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 그들의 소비자층이 트렌드를 따르지 않는 기성복의 니치마켓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이들은 1%의 상류층을 위한 아~~아~주 고급스러운 수트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시대는 변하고 수트의 수요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몇몇은 그래도 살아남겠지만 대부분은 사라진다. 그리고 가장 먼저 팔다리가 날아간 것은 제냐였다. 동일선상에서 비교되는 다른 브랜드들과는 달리 라이센스를 남발하며 하위의 하위의 하위 브랜드까지 만들던 제냐의 브랜드 이미지는 당연히 좋을리 만무하였고, 추락하는 와중에도 내세울 것이 하나 없던 제냐는 결국 대세를 따르기로 한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 미스터 베일리는 아디다스와의 협업을 오랫동안 이어가며 대중에게 알려졌다. 사실 아티스트라고 해야하는진 모르겠다. 나는 이분이 신발 디자인하는 활동 외에는 본 적이 없으니 그냥 신발 장수가 아닐까 싶은데. 아디다스의 다른 객원 디자이너들이 그렇듯 이분도 상당히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아디다스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이상하고', '이해할 수 없는 디자인' 은 이지 (Yeezy) 혹은 이분의 짓이다.
아무튼 그런 베이스를 가진 분인만큼, 제냐와의 이번 새로운 협업이 퍽 새로운 느낌을 준다. 제냐가 트래킹화를 만드는데,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다. 그리고 콜레보레이션의 대상은 고급 라벨이 아닌 대중 작가이다. 수트를 벗어 던지고 특유의 고급스러움을 살려 캐주얼웨어로 전환하고 있는 제냐의 새로운 시도가 나쁘지 않아 보인다. 이번 콜라보레이션 모델은 제냐의 트리플 스티치 스니커즈, 크랙이 들어간 갑피로 포장 된 이 스니커즈는 이탈리아부터 일본까지 뭔뭔 기술들이 잔뜩 들어가 부드럽고 가볍고 기능과 환경이 어떻고 하는데 사실 난 잘 모르겠다. 그냥 이쁘게 잘나온듯 하다. 색상은 샌드, 화이트, 블랙 세 가지 현재 KITH 등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가격은 한화로 약 168만원.
https://kith.com/collections/zegna
...
다음 생에 보자 ^^/
디올과 ERL
디올과 ERL 이 다시 한번 만났다. 매번 새로운 협업을 발표했던 디올이었지만, ERL 과의 실적이 괜찮았는지 어쩐지 계묘년을 맞은 신년 맞이 행사의 차림을 ERL과 다시 한번 준비한다. 뭐 매해 나오는 중국의 부자들을 위한 럭셔리 브랜드들의 연례 행사이니 딱히 특별할 건 없다. 그리고 당연히 디올이 있는 현지 (안추움)가 아닌, 아시아와 (추움) 미국의 부자들을 노리는 캡슐 컬렉션인만큼 스웨터부터 스니커즈까지 복슬복슬한 털뭉텅이들이 가득하다. 해당 컬렉션은 디올의 공식 웹사이트와 도버스트리트 마켓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가격은?
말해 뭐해~ㅎ
https://london.doverstreetmarket.com/erl/dior-men-x-erl
대형 브랜드에서 신인 디자이너 브랜드와의 협업을 진행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은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디올과 ERL의 협업은 특별 '했었다'. 물론 그냥 신인 디자이너는 아니다. 초대형 신예 등용문인 LVMH 프라이즈에서 수상한 디자이너고 독특한 그래픽과 스타일로 많은 관심을 받은 브랜드였다. 그리고 수 해가 지났다. 더블렛 (Doublet)이나 웨일즈 보너 (Wales Boner)와 같은 대부분의 LVMH 프라이즈 출신 디자이너들이 그렇듯, ERL은 초기와 달라진 게 없다. 여전히 같은 그래픽과 패턴을 고수하고 있는 중고 신인들. LVMH에서 진행하는 컨설팅 중에 그런 내용이 있는 모양이다. 올곧게 하나의 컨셉을 밀어야해. 이런? 틀린 말은 아니겠으나 신인 디자이너들이 팔릴만한, 그리고 팔렸던 자신의 스타일에 갖혀있는 모습과 이미 성공한 럭셔리 브랜드들의 공식을 따라 새로움 보다는 셀러브리티 마케팅에 조금 더 비중을 싣고 있는 모양을 보면 글쎄,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디올은 아쉬울 게 없다. 막말로 ERL이 그대로 고여버린다면 디올은 사실 다른 파트너를 만나면 그만이다. 킴 존스와의 미팅을 잡으려고 러브레터를 날리고 있을 신인 디자이너는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이 시점에도, 여러분이 글을 읽고 있을 그 시간에도 한 두명이 아닐 것이다.
그 뻣뻣하던 제냐도 살아남으려고 자신을 굽히고 있는 시대에, 도전없는 신인 디자이너들의 모습은 상당한 괴리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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