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모든 패션 디자이너는 게이일까? 패션과 도시

2022. 12. 9. 17:11이슈

 

게이는 창조적인 유전자를 타고나는걸까?

 

게이의 스탠다드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위베르드 지방시와 크리스토퍼 발렌시아가, 옆으로는 발렌시아가의 뎀나와 bfrnd라는 이름의 뮤지션으로 알려진 그의 배우자 로익 고메즈, 다음은 구찌의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와 그의 연인 지오바니 아틸리



대부분이 우리가 알고있는 그들의 이름으로 된 세워진 패션 브랜드들 발렌시아가, 발렌티노, 지방시, 마르지엘라, 톰 브라운, 아르마니, 베르사체, 디올... (너무 많아서 그만 생략하겠다) 모두 게이인 그들의 이름으로 설립되었으며 이런 그들의 과거 세대의 유산을 잇는 그 모든 디자이너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게이들이 존재한다.

뭐 사실 다 셀수도 없고 이쯤되면 나열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오히려 게이가 아닌 유명한 남성 패션 디자이너를 찾는게 더 어렵다), 대표적으로는 루이비통의 마크 제이콥스와 샤넬에 돌아가신 라커펠드 옹이 있었고, 구찌에서 쫓겨난 알레산드로 미켈레, 최근 여러가지로 곤혹을 겪고 있는 발렌시아가의 뎀나 즈바살리아는 쇼에 매번 자신의 남자친구를 세우고 있으며, 새로운 소식들을 전하기도 하였던 라프 시몬스나 버버리에서의 활동을 마친 리카르도 티시, 기억하기론 커밍아웃한적은 없으나 유리벽장 (*커밍아웃하지는 않았으나 모두 알고 있는)인 로에베의 조나단 앤더슨 그리고 떠오르는 브랜드인 자크뮈스 또한, 자신의 결혼식을 SNS를 통해 중계하기도 하였다.

로에베의 조나단 앤더슨은 결코 자신을 게이라고 하지 않았으나, 끊임없이 이딴 피드를 올리며 어필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두 그러려니하고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듯 하다.



하여, 많은 이들이 게이와 패션 디자인과의 인과관계를 추측하고 있다. 남성과 여성 모두를 아우르기에 적합하다는 일차원적인 주장부터 우리가 생각하고 게이의 스탠다드한 이미지와 섬세함에 어떠한 심미적인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 추측하는 사람들까지, 그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게이가 여성과 남성 어느 곳에도 한정되어 있지 않기에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인사이트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둘다 틀렸다. 두 가지 주장에는 두 가지의 공통된 모순이 존재한다.

첫 째, 그들은 모두 게이를 여성과 남성 중간 사이에 위치한 어떠한 미지의 영역으로 규정한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있는 게이 패션 디자이너들은 모두 완전한 남성들이다. 그들의 주장이 부합하기 위해선 우리에게 더 많은 게이인 여성 (레즈비언) 디자이너가 노출되어야 하지만 사실 우리는 레즈비언 디자이너에 대해선 거의 들은 바가 없다.
둘 째는, 아주 오래 전부터 게이라는 성향은 선천적인 유전적인 요소가 아닌 후천적인 요인에 의한 성향이라는 것이 수 차례 증명되었기 때문에 게이가 어떠한 심미적인 감각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잘못 되었다.

LGBT 커뮤니티와 몇 가지 연구에서는 게이를 유전적인 결함으로 인식하는 모든 결과를 부정한다. 고로 그들이 날때부터 탁월한 감각을 가진 우월한 게이라는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그들이 날때부터 발렌시아가와 마르지엘라의 디자이너이지 않았다는 것에는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의 실마리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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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맵, 도시와 창조계층

 

본문은 Richard Florida 박사의 연구를 기억나는대로 필자의 입맛대로 인용하였다. 관심있으신분들은 원문을 찾아보시길 권한다!



한 미국의 도시 공학자는 도시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연구를 시작한다. 그는 연구를 위해 미국의 대도시에 대한 특성과 도시별 소득을 비교하였는데 연구를 하던 중 특이한 결과를 마주하게 된다. 미국의 대표적인 부촌인 샌프란시스코의 실리콘밸리 일대에 고소득에 미혼의 남성들이 다수 존재하였던 것. 사실 아시다시피, 스타트업과 테크회사들이 즐비한 실리콘밸리 일대에서 사회와 단절된 일에 미친 워커홀릭 남성과 여성을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는 실리콘밸리 외에도 보스턴, 시애틀, 뉴욕 등 여러 도시에 샘플을 확대하였고 미혼의 남성들이 부촌에 거주하고 있는 일관된 값을 발견되게 된다.

그렇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모두가 알 수 있듯 그들은 게이이다. 게이는 어째서 부유한 것일까 그렇다면 모든 게이들은 평균적으로 일반인들보다 우월하다는 것일까? 그렇진 않을 것이다. 게이에 대한 편견을 가지기 앞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점은 그들이 부촌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부촌, 생산성이 높은 대도시에는 몇 가지 특징이 존재한다. 도시계획에 관한 강의시간이 아니기에 지루하게 다루지는 않겠다. 연구자는 게이들이 주로 거주하고 일하는 환경에서 생산성이 높은 주요 도시들의 특징을 설명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게이들이 소득이 높은 것이 아니라 반대로 그들을 사회적으로 포용해주는 도시가 소득이 높았다는 것이다. 22년 현재는 게이라는 것이 대중매체에 등장할 정도로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용인이 되는 모양이다. 하지만, 당시 미국이라는 거대 기독교 사회에서 게이라는 것은 사회적으로 터부시되는 것이었기에 연구는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된다.

그는 세 가지 근거로 이를 설명한다. 첫째는 테크, 기술 시간이 아니니 넘어가겠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각각 인재와 관용이다. 결국, 생산성이 높은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선 혁신적인 젊은 인재들을 기용해야 하며 관용은 이들을 유인하는 다양성과 개방성을 뜻한다. 그리고, 이 것에는 게이를 포함한 미국 사회에 있어 다양한 포괄적인 집단에 대한 사회의 포용성을 의미한다. 그는 도시의 성공에 있어 게이 지수라는 것을 주장한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게이 공동체 마저 환영하는 도시라면 모든 종류의 사람들을 환영하는 곳일테고 이들은 자녀가 없기에 이들을 위해 도시에 폭 넓은 쇼핑공간과 같은 어메니티를 제공하는 기업이 들어서게 되고 도시는 활력을 되찾는다는 것이다.


고로 결론과 덧붙여 정리하자면 게이들이 부자인것이 아니라 그들마저 안아주는 사회가 상대적으로 부유한 것이며, 여러분이 궁금해하며 들어오셨을 토픽인 왜 유명 디자이너들은 게이인가? 에 있어서 그들이 게이이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 아닌 그들마저 포용하는 집단이었기에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브랜드들의 소위 말하는 명품들은 대표되는 하나의 디자이너가 만든 제품이 아니다. 그들의 구성원은 어머니일수도 있고 할머니일수도 있고 아버지일 수도 게이일수도 있겠다. 아니면 그저 독신이어도 상관없으며 그들은 모두 다른 기술과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단 하나 공통점이 있다면, 그들은 자신들의 보스로 게이, 흑인 등 사회의 소수자가 있어도 개의치 않는 열린 마음과 사회에 대한 포용성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들은 모든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이 만들어내는 결과는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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