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9. 17:10ㆍ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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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글은 익명의 소식통을 통해 매거진에 입수되어 전해진 소식으로 본문에 적시된 내용들은 그럴수도 아닐수도 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20년만에 구찌에서 '쫓겨' 났다
20년간 구찌 (Gucci) 에서 근속하였던 미켈레 (Alessandro Micele), 별탈없이 순순히 자리에서 내려 온 그와 구찌의 마지막은 아름다운 이별로 보였으나, 몇 가지 소식을 통해 전해진 뒷 이야기는 지극히도 현실적이었다.
위험보다 더 많은 기회: 구찌가 알레산드로 미켈레를 쫓아낸 진짜 이유, 구찌사의 고민과 차기 디렉터에 대한 추가소식
구찌와 미켈레, 불화의 시작
사실 이걸 불화라고 표현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미켈레의 마지막 입장문에서 밝혔듯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았다.'가 옳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불화라고 표현하자면 몇 가지 이유가 있다.
https://imnottroll.tistory.com/55?category=978103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몇 가지 인터뷰에서 구찌의 CEO와 미켈레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미켈레의 작품과 디자인 그리고 마케팅적인 시도는 구찌라는 브랜드를 명실공히 현 세대 최고의 브랜드에 안착시키게 되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갈등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미켈레가 추구하였던 구찌의 가치와 제품, 그리고 미켈레가 이를 통해 보여주었던 새로운 가치들: 포용성과 젠더리스, 지속 가능성, 메타버스와 같은 내러티브는 젊은 세대들에게도 어필하며 구찌는 현 세대 가장 트렌디한 브랜드가 되었다.
미켈레가 보여주었던 순수한 예술에 대한 열정과 그가 구찌의 제품에 가치를 투영하는 내러티브는 분명 세련된 방식이었으나, 모든 고객이 그것에 공감할 필요도 사실 공감해야 할 이유도 없다. 고객과 시장이 구찌에게 원하는 것은 지속 가능성에 대한 담화나 젠더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고찰이 아닌 그저 비싸고 있어 보이는 의류와 잡화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켈레의 지적인 구찌는 시대를 이끄는 트렌디한 감각과 이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시장과의 단절이 있었으며, 때문에 경영진에 입장에서의 구찌는 지금보다 덜 세련되고, 더 상업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고 한다.
실제로, 구찌의 모그룹 케링의 22년 지난 3분기 매출은 증가하였으나, 케링의 캐시 카우인 구찌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 계속해서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구찌의 이번 분기 성장은 이번 9%로 애널리스트들에 의한 추정치에 약간 밑도나 케링의 라이벌사 루이비통 그룹에서는 전년대비 22% 증가한 매출의 성장을 보였다고 한다.
사실 구찌에서 이미 미켈라가 이룩한 디자인적인 혁신과 구찌의 가치, 내러티브를 덜어내는 것은 구찌에게 있어 현재 자신의 가장 큰 강점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 없다. 이에 관계자는 이렇게 답한다.
구찌는 예술 공방이 아닌 거대 기업이다.
미켈레가 구찌에서 감각적인 작업을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이미 구찌가 일궈놓은 거대한 상업적인 기반에 의한 것으로 그것은 온전히 미켈레의 능력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것이다. 만약, 미켈레의 구찌가 계속해서 이어졌다면 구찌의 예상 판매량과 성장은 둔화되었을 것이고 이에 따라 미켈레-구찌의 예술적인 작업 또한 그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불가능 했을 것이기에 결국 누군가 포기하지 않는 이상 어느 누구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순 없었을 것이다.
이에 구찌는 미켈레의 구찌를 넘어 클래식한, 바꿔 말해 잘 팔리는 상품으로의 디자인적인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통적인 테일러링 수트와 남성복의 디자인, 이것들은 이 인터뷰를 접하는 트렌디한 여러분들에게는 전혀 관심이 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럭셔리 소비자 집단에서는 다르다. 그들에겐 잘 재단된 수트와 코트 그리고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의 악세서리들이 필요할 뿐이며 이 부분에 있어선 구찌의 라이벌사인 루이비통보다 구찌에서의 선호도가 더 높고 강점을 갖기에 구찌는 이러한 디자인적인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
미켈레는 구찌사와 이러한 부분에서 갈등을 빚었다. 그는 언제까지나 구찌가 자유롭고, 감각적인 브랜드로 남기를 원했으나 구찌는 미켈레를 넘어 그 이후에도 '더 많은 기회'를 추구하기 위해 그를 끌어낼일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케링의 결단은, 보테가 베네타 (Bottega Veneta)의 다니엘 리 (Daniel Lee)에 대한 방출에서도 볼 수 있다. 다니엘 리는 보테가 베네타를 전통적인 브랜드에서 트렌디한 브랜드로 변화를 이끌었으나, 조금 더 대중 가격으로 어필하였던 다니엘 리의 보테가 베네타는 기존 고객층들이 원하였던 시대를 초월한 럭셔리한 매력을 잃으며 많은 럭셔리 소비자 층이 보테가 베네타를 이탈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차기 구찌의 디렉터: 브랜드와 스타 디자이너에 대한 구찌사의 고민
그리고, 익명의 관계자는 미켈레가 구찌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지극히도 현실적인 구찌사의 마지막 고민을 밝히며, 차기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 대한 귀뜸을 남겼다.
구찌는 톰 포드로 인해 새로운 브랜드로 거듭났다. 허나 입김이 너무나도 커져버린 톰 포드와 구찌사는 갈등을 겪으며 톰 포드를 쫓을 수 밖에 없었고 이는 다시 한번 구찌를 암흑기로 몰아 넣게 되었다.
구찌 일가의 사건으로 주춤하던 구찌를 다시 한번 럭셔리 레이블로 만들어 주었던 톰 포드, 허나 그의 영향력이 너무나도 커져버린 이후 구찌는 기나 긴 암흑기를 거쳐야만 했다. 마찬가지로 미켈레 또한 자신의 스타일에 대한 확고한 디자인적인 취향이 있는 바, 구찌는 톰 포드와의 갈등을 겪었던 만큼 미켈레의 영향력이 구찌를 넘어서기 전에 그 와의 관계를 단절하는 것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에, 구찌의 차기 디렉터는 미켈레 (미켈레 또한 20년간 구찌에서 무명의 디자이너로 활동한 인물이다.) 때와 마찬 가지로 스타 디자이너가 아닌, 무명의 구찌 내부 디자이너를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유력한 후보로는 구찌의 사내 디자이너 Remo Macco와 Davide Renne가 언급되고 있다고 (두분 다 검색해도 별 말이 안나오니 굳이 찾아 볼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한편, 미켈레의 향후 거취에 대해선 본인이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하였으나, 익명의 관계자는 그가 빠른 시일내에 루이비통 그룹의 연락을 받을 것이라 예측하며 인터뷰는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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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소식: 베르사체에 러브콜을 받고 있는 리카르도 티시
한편, 자신의 브랜드를 기획중이던 리카르도 티시 (Riccardo Tisci)는 베르사체 (Versace)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한다. 베르사체는 도나텔라 베르사체 (Donatella Versace)와의 재계약과 리카르도 티시의 베르사체 중 고민 하고 있다고.
베르사체가 매각된 이후 이제는 정말 베르사체 없는 베르사체가 될 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한다던 리카르도 티시가 갑자기 베르사체에 돈쭐나고 있는 사연에 대해선 오피셜이 나오는대로 다시 전달해드리도록 하겠다.
https://imnottroll.tistory.com/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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