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21. 08:39ㆍ이슈
사실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뜨 꾸뛰르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
기성복도 충분히 모든 사람을 위해 제작되고, 맞춤북을 원한다면,
그리고 그게 럭셔리 브랜드고, 한 피스당 만불에 가깝다면 있던 관심도 떨어지는 것이 올곧은 경제관념을 가진 사람의 정상적인 반응이 아닐까?
하지만,
" 올림픽급 캐스팅! 니콜 키드먼! 킴 카다시안! 두아리파! "
아 ㅋㅋㅋㅋ 제목부터 지나칠 수 없는 어그로에 끌린다.
소개드릴 영상은 루익 프리정 (Loic Prigent) 씨의 렌즈로 담은 지난 여름에 진행되었던 발렌시아가의 오뜨 꾸띠르 비하인드 영상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XfhX15vvt20&t=119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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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의 리뷰에 앞서, 루익 프리정 (Loic Prigent) 씨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자.
https://movie.daum.net/person/main?personId=391195
이 잘생기고 곧 머리가 벗겨질 프랑스 아저씨는 간단하게 패션 유튜버시다.
하지만, 흔히 생각하는 유튜버가 아닌 패션 필름쪽에서 알아주는 연출가시란다. 대표작은 샤넬의 칼 라커펠드 연대기를 작업하셨다고 한다 (:KARL LAGERFELD SKETCHES HIS LIFE). 물론 보진 않았다. 더럽게 지루할듯.
하지만, 그의 유튜버로써의 이중생활은 전혀 그렇지 않아 보인다.
https://www.youtube.com/c/LoicPrigent
기본적으로 럭셔리 브랜드의 아틀리에나 패션쇼에 쳐들어가서, 샐럽이나 디자이너들에게 마이크를 들이밀고, 시덥지 않은 질문과 농담을 하고 괴상한 편집으로 쉴틈없이 터뜨리는 폼을 가지고 제작하신다.
프랑스 패션계의 침착맨이랄까...
물론 침착맨 아저씨와 같은 맥락없는 프리토킹의 매력은 없다. 이쪽은 어쨌건 완전한 프로 대 프로이기 때문에
어쨌건, 보통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쇼의 비하인드 이야기들 디자이너, 샐럽들과의 사적인 농담들은 그 만이 접근하고 만들 수 있는 쇼임에 상당히 매력적인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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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가 주목하고, 소개드리고 싶은 점은 쇼에 나오지 않는, 어쩌면 주목받지 않는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터뷰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뎀나? 조나단 앤더슨? 매튜 윌리엄스? 킴 존스 단순히 이런 유명한 디자이너들의 인터뷰의 나열들에 불과했다면 나는 이 사람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CD라고 불리는 대부분의 젊은 헤드 디자이너들의 인터뷰는 너무 추상적이고, 방어적이고 소극적이어서 보통 재미가 없다).
https://www.youtube.com/watch?v=UGEomA9jZ5Q&t=524s
지난 여름에 진행되었던 지방시 쇼에서는 저 어린 모델의 인터뷰가 포함되어 있었다.
어떻게 보면, 패션쇼의 얼굴이자, 어떻게 보션 소모품이 될수도 있던 소년은 지방시의 쇼를 위해 머리를 밀었단다.
그의 인터뷰에서는 지방시에 대한 자신의 열정과 긍정적이고 순수한 에너지를 여지없이 보여준다.
이처럼 그는 단순히, 쇼와 상품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 이야기를 담아 내고 엮어내며, 패션 이상의 가치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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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발렌시아가의 꾸뛰르 쇼에서는 어땠을까?
이번에도 여지없이 한톨도 도움 안되는 (사실 개도움됨) 그의 매력들을 볼 수 있다.
물론, 한 시간에 가까운 영상이고, 풀 컬렉션을 눈 앞에서 담아내고, 룩 하나 하나에 대한 그의 전문적인 해설도 곁들여져, 패션을 좋아하시는분들에겐이 쇼 하나만으로도 멋진 경험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앞 서 말했듯, 이것만이 그의 매력이 아니다.
시작해보도록 하자.
모든 쇼의 시작은 언제나 그렇듯, 그 누나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다.
옆에 계신 보송보송한 아저씨는 발렌시아가의 CEO시란다.
발렌시아가 아틀리에에서 작업하는 명인분에게 찾아간 루(Q) 아저씨
Q:이런건 어떻게 만드는 건가여?
A: 비밀 ^00^
헛소리엔 헛소리로!
Q: 발렌시아가 사무실에 미신이 있따는걸 아시나여?
A: ???
Q: 바늘에 찔리면 사랑에 빠진대요!
A: 맨날 찔리는뎅?ㅋ
Q: ?????
A: 맞아, 발렌시아가는 모두에게 사랑을 주는 사람들이야~ ^▼^*
아틀리에 구석에는 백 일 동안 쑥과 마늘이 아닌, 드레스에 크리스탈 비즈를 하나하나 엮고 계시는분이 계셨으니...
Q: 이거 ㅋㅋㅋㅋ 툭치면 다... 떨어지겠네~ㅎ?
A: (동공지진)
Q: 넝담~ㅎ( ͡° ͜ʖ ͡°)~
Q: 부인 (니콜 키드먼)씨 어떨꺼 같아여?
A: 런웨이를 걷는건 첨보지만, 잘할거같애. 내가 그 모습에 반햇고등 ㅎ
Q: 발렌시아가 어때용?
A: 쩔지... (목소리 완전 섹시...)
BFRND, 쇼의 음악을 하신 뎀나의 남편겸, 와이프겸, 남자친구겸, 발렌시아가의 음악 프로듀서. 뎀나씨에게 물었다.
Q: 왜 이 사람부터 페이스 실드 (얼굴을 전부 가린 마스크 형태의 선글라스)를 안씌움?
A: 이 사람을 만나고 나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음. 그것을 표현하고 싶었고, 보는 사람도 느낄 수 있을거임
샐럽들의 샐럽 킴카다시안의 워킹
엄마 (킴 카다시안)에 대해 물었다
Q: 엄마 (킴 카다시안) 어땠어?
A: 그냥 잘하지모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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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에 말씀드렷듯, 대부분의 사람은 오뜨 꾸뛰르, 게다가 발렌시아가의 전위적인 꾸뛰르 쇼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
쇼는 너무 이상적이고, 가격은 너무 비이성적이다. 소비자가 아닌 패션학도라면 다를까?
글쎄, 난 또 그렇게 생각하지만은 않는다. 내가 만약 패션을 배우는 입장이라면 굳이 이런 걸 보고 배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쨌건 장사니까, 잘팔리는 커버낫이라던가, 아이앱이라던가 유쓰라던가? 그런 브랜드를 보고 배우는 것이 본인에게 더 큰 도움이 될 터이다.
하지만, 여기서 발렌시아가와 오뜨 꾸뛰르라는 태그를 떼어놓고 본다면 어떨까.
유능하지만 평범하고 수수한 모습의 디자이너와 모델들, 그들의 일에 대한 사랑과 열정, 그리고 수 많은 끈으로 이어진 가족과 유대와 그들의 사랑은 자칫 무거운 발렌시아가라는 태그 아래에 가려진 수 많읂 이야기들을 보여주고 루익 프리정씨의 카메라는 경쾌하고 따듯하게 그것을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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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스타벅스에 "좋아하는것을 좋아해"라는 슬로건이 자리잡았다. 뭐 미국 스타벅스에서 지분을 완전히 매각해서 K-스타벅스 화라나 뭐라나, 스타벅스의 감성이 어쩌구 문구가 표절이 저쩌구
본인은 스타벅스를 좋아하지 않아서 (너무 텁텁해!) 갬성이 어쩌구는 모르겠지만 처음 봤을 때, 참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마냥 좋고 마냥 이상적이고, 공허하고 비현설적인 말이 아닌가? 푸른 봄바람이 불고 캠퍼스에는 수줍은 커플이 손을 잡고 걸어가고 요정들은 축복하듯 그들에게 꽃가루를 뿌리는 그런 어쨌건, 나는 이룰 수 없는 (혹 여러분은 가능할지도) 그런 일 들.
언젠가부턴가 열정이라는 말에 무감각해진 본인에게, 끔찍하게도 가는 곳곳마다 위치한 스타벅스의 이 유치한 슬로건은 나에 대한 뒤틀린 조롱으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좋아하는걸 좋아하라고, 그런 게 가능할리가 없잖아
그러다 만나게된 루익 프리정씨의 영상들에는 라벨 뒤에 가려진 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짜증내고, 평범하고, 열정적이고, 사랑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그저 좋아하는걸 좋아하는 평범한 이야기들이었다.
나는 그들처럼 평범할 순 없는걸까? 나도 언젠간 좋아하는걸 좋아하라는 말에 실소가 아닌 미소를 지을 수 있을까
어쩌면 지리적인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프랑스와 한국의 그 아무튼 지리적, 문화적 그런, ㅋㅋㅎㅎㅎ ^^
문제를 찾아보자, 그리고 그냥 좋아하는걸 좋아해보자, 그러다 보면 언젠간 어쩌면 나나 당신도 발렌시아가에서 꾸뛰르 쇼를 하게 될지도 모르지 않을까?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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