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21. 08:40ㆍ이슈
유니클로부터 자라, 루이비통과 디올, 나이키와 슈프림 삼성까지
H&M 이 메인 스트림으로 올려놓은 협업이라는 키워드는 H&M 이 망해버리고 (안망했다) 나아키가 그 바톤을 이어 받으며, 최근에는 크림으로 대표되는 전국민 보부상 만들기 대 리셀의 시대까지 열리며 언제나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협업이 범람하는 지금, 콜라보레이션이라는 키워드가 언제나 쿨하지도 언제나 흥행을 보장하지도 않는다는 사례들이 그 쏟아지는 협업만큼 발견되고 있으니
현대 자동차가 다가오는 월드컵 시즌을 위해 미국의 패션 디자이너와 제레미 스캇과의 협업 저지를 발표했다.
현대자동차는 세기의 목표 (Goal of the Century) 라는 주제로 지속가능한 미래와 탄소중립, 친환경이라는 키워드로 이번 월드컵 시즌 디자이너 제레미 스캇과 함께 친환경 업사이클링 유니폼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제레미 스캇은 미국의 디자이너이자, 이태리 브랜드 모스키노의 헤드 디자이너로써 웨어러블하고 특유의 키치한 스타일로 빅뱅과 2NE1이 유행하던 10 여년 전에 한참 유행을 했었다 (맙소사).
삼성이 마르지엘라를 앉혀놓고 최신기술로 핸드폰에 레이저 자수를 박아넣고 있는 이 시대에... 십 여년전에나 유행해 단물이 빠지다 못해 짜면 먼지만 나올 것 같은 현대의 기행과도 같은 이 협업은 다른 의미로써 퍽 새롭긴하다. 제레미 스캇이 한참 유행했을 당시 현대에 입사했었을 젊은 세대들이 나이가 들어버린 결과인걸까? 아니면 해외 디자이너들을 알파벳 순으로 줄세운 뒤 사다리라도 탄 것일까?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이런 시대착오적인 협업에도 일말의 단서가 존재하긴한다.
모스키노와 쓰레기로 만든 옷들
모스키노가 한참의 유행이 지났을 때부터, 제레미스캇은 친환경이라는 키워드로 어그로를 끌며 컬렉션을 진행하고 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쓰레기에서 영감을 얻은 폐기물로 만든 옷들. 사실 이제와서 이러한 주제는 더 이상 신선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모스키노는 좀 달랐으니, 진짜 쓰레기로 진짜 쓰레기 컬렉션을 진행했던 것. 심지어 의류 폐기물만이 아닌 박스부터, 자전거, 페트병, 뾱뾱이, 비닐봉다리 까지 이는 소재에만 국한 되지않고 디자인에도 접목되어 정말 쓰레기를 입은듯한 모델들이 워킹을 하는 기이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주목을 받았을까? 당연히 주목을 받았다. 팔렸을까? 그건 다른 문제다. 아무튼 이런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는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현대자동차가 현재 주력으로 밀고 있는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의 서사를 가진 '그린워싱' 핏에 맞는 디자이너 였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는 모스키노와 제레미 스캇에만 단순히 국한되지 키워드가 아니다. 대부분의 그리고 현재 가장 잘나가고 있는 브랜드들 또한, 매 시즌 '잘팔리는' 새로운 소재의 새로운 비건 레더와 새로운 리사이클링 의류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비단 모스키노만이 국한되지 않는 이야기들, 그들이 만든 쓰레기로 만든 몇 백만원짜리 고가 옷들 그리고 그것이 그들이 생각하는 친환경일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몇 해 전에 지구온난화와 환경을 주제로 한 컨퍼런스에 참여한 적이 있다. 나는 어디에 무슨 연구원 자격으로 참여했고 지독하게도 더운 여름이었다. 어디에 무슨 환경단체에 누구에 회장에 교수에 가지각색에 사람들이 외제차를 끌고 모인 고급 리조트에는 그들을 반기는 1회용 현수막들이 펄럭거리고 있었고, 우리가 들어간 연회장에는 일회용 플라스틱컵에 담긴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와 라펠이 붙어있는 삼다수가 일회용 빨대를 품에 낀 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당연히도 벽장만한 에어컨이 두 대나 18도로 틀어져 있었다.
아아 친환경, 아름다운 말이다.
국내외적으로 방탄소년단 (BTS) 을 비롯해, 여러 스타들과 함께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월드컵을 위한 협업, 많은 관심을 받았을까? 난 솔직히 관심이 없어서 잘모르겠다.
다만, 제레미스캇과 함께 현대자동차에서 보여준 이 새로운 컬렉션의 이야기는 미안하지만 너무 진부하고 너무 식상하며 전혀 새롭지도, 전혀 세련되지도 않은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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