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예 웨스트의 반유대주의 발언, 그 이후 : 유대 사회에 불어닥친 공포

2022. 11. 24. 17:07이슈

 

카니예 웨스트는 지난 10월 유대사회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다고 말하였다. 자신을 음해하려는 세력이 있다는 카니예 웨스트, 그리고 그 중심에는 유대사회가 있다고 말하였다.


그는 끊임없는 아디다스와의 불화에도 '(독일 회사인) 아디다스가 자신이 반 유대주의 발언을 해도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 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제와 새삼스럽게 다시 한번 발굴되고 있는 그의 발언들, 히틀러와 민족주의에 대한 찬양과 이어지는 백인우월주의, 유대사회에 대한 증오.

그렇게 그의 모든 것이 끝났다.


연민이 들정도로 사회 모든 곳에서 짓밟히고 있는 칸예 웨스트. 여기까지는 그저 잘나가는 랩퍼이자 사업가의 몰락일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모든 언론에서 거지가 된 억만장자의 이야기를 가십거리로 앞다투어 다루는 사이.


그가 몰고 온 거대한 먹구름에 공포에 떨고 있는 유대 사회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칸예 웨스트의 반유대주의 발언, 그 이후 : 유대 사회에 불어닥친 공포

로스엔젤레스에서 발생하는 산발적인 시위와 유대 사회에 대한 비난,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문제들

우리는 종종 흉악한 범죄들과 그들이 가져 온 비극적인 참상들을 미디어를 통해 목격하게 된다.



여기 한 범죄자가 있다 (사진 아니다). 그리고 뉴스에는 그의 얼굴과 그가 얼마나 흉악했던지를 보여주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반복된다. 우리가 뉴스에서 보고 싶은것은 참혹하게 일그러진 피해자나 가족들의 얼굴이 아니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그가 얼마나 끔찍하게 얼마나 끔찍한 일을 벌였는지에 대한 자극적인 이야기이다. 피해자는 피해자 일 뿐, 그리고 우리는 자신이 그런 범죄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이런 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고, 정작 그 참혹한 범죄에 노출되었던 피해자들은 주목하지 않는다.

트위터 한 줄로 거지가 된 억만장자



여기 한 억만장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 억만장자가 트위터 한 줄로 거지가 된 사연은 전 세계 언론과 여론을 들썩이기에 충분했다. 모든 여론은 일제히 반유대주의와 인종차별과 관련된 그의 발언들을 비난하는 글들을 쏟아냈지만, 정작 그의 발언들로 상처 받은 유대사회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칸예 웨스트를 억만장자로 만들어주었던 그의 팔로워들은 이런 그의 몰락을 원치 않았다. 그들에게 카니예 웨스트는 피해자 일 뿐. 그리고 유대인들은 케케묵은 담론으로 자신들의 우상을 몰락시킨 가식적인 집단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말 속상하고, 무서워서 어쩔줄을 모르겠어요. 더 끔찍한것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분들이 이러한 일을 다시 겪고 있다는 거에요. 현대의 유대인들과 홀로코스트의 생존자분들은 아직도 끔찍했던 대학살의 그늘 아래 살아가고 있어요.



L.A 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네오나치즘 형태의 반유대주의 시위에 대해 한 유대인은 이렇게 밝혔다. "우리는 유대인이지만 미국인이다. 어째서 현대 미국 사회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최근, 카니예 웨스트가 몰고 온 반 유대주의 발언과 카니예 웨스트에 동조하는 일련의 시위들이 나타나고 있다. 나치를 연상케하는 상징물과 전단지들이 도시 곳곳에서 목격되는 있고, 그들이 나치 구호 아래에서 시위를 하는 모습들에 유대사회는 불안에 떨고 있다. 이에 일부는 이를 현대의 홀로코스트의 재연이라고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정부 당국까지 나서서 증오행위에 대한 강력한 규탄을 예고하였지만 이러한 행위는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단단히 결속되어있던 유대사회의 분열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부는 카니예 웨스트와 팟캐스트의 선동을 멈추기 위한 규탄과 정부의 강력한 행동을 요구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유대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은 현대의 인종차별과 여성에 대한 권리, 동성애 혐오와 같은 소수자의 권리들과 맞닿아 있다. 이러한 민족주의적인 형태의 혐오에 정부 당국은 강력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하였지만, 일부는 그런 행동은 그저 여론을 자극할 뿐 그저 지나가길 기다려야 한다는 반응이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된걸까?



지난 10월 초, 파리패션위크 기간. 카니예 웨스트는 자신의 브랜드 Yeezy 의 새로운 컬렉션을 발표하였고, 여기에는 'WHITE LIVES MATTER' 라는 프린팅이 된 티셔츠가 포함되어 있었다. 백인우월주의 사상을 나타내는 이 단어에 언론과 지지 하디드 등의 셀러브리티들은 즉각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고, 이에 카니예 웨스트는 자신을 음해하려는 '유대인들'이 그들을 조종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의 발언에 대한 책임감있는 사과가 필요하다.



L.A 홀로코스트 박물관의 CEO이자 활동가인 Beth Kean 은 이러한 카니예 웨스트의 발언에 홀로코스트의 생존자와 카니예 웨스트의 만남을 주선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카니예 웨스트는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하였다.

"유대인들에 대한 끔찍한 학살은 그저 한 마디말로 시작되었어요. 최근, 유대인에 대한 증오 범죄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카니예 웨스트같은 영향력있는 유명인사들이 이런 거짓말들 (유대인들이 카니예 웨스트를 음해하기 위해 사람들을 매수 했다는 것) 을 내놓는다는건 사회적으로 위험한 일입니다. 이런 확인되지 않는 음모론은 자칫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우리는 평화적이고 서로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노력하기 위해 꼭 카니예 웨스트를 이 곳 홀로코스트 박물관에 초대해 생존자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유대인들은 언제나 인종차별과 여성, 동성애 등의 모든 혐오와 소외에 함께 맞서 싸워왔어요 그리고, 이제는 여러분이 우리를 도와주셔야 해요.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어요."

반유대주의라는 말은 없다.



그녀의 말은 일리가 있었으나,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말엔 묘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이에 영국의 배우이자 유대인 활동가인 Ben Freeman 은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있는 반유대주의 (Antisemitsim) 란 말을 지적하였다.

"반유대주의 라는 말은 잘못된 말이에요. 이건 유대인에 대한 혐오를 격하시키기 위해 독일의 선동가가 만들어냈던 말일 뿐이에요." 그는 말을 이어갔다. "우리 유대인들 중 대부분은 유대인에 대한 홀로코스트를 경험하지 않았어요. 홀로코스트를 겪으셨던 세대들은 많이 남아계시지 않죠. 그렇기에 그들은 그들이 행했던 반인류적인 형태의 범죄를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아 해요 그렇게 그들은 '대학살 (holocaust) ' 대신 '반유대주의 (antisemistim)' 라는 말을 만들어 냈어요.". 그리고 반유대주의라는 말은 유대인에 대한 증오와 범죄의 의미를 축소시키고 합리화 시킨다고 덧붙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이야기에 동조해요, '더 이상 유대인들은 피해자가 아니잖아?', '너희가 직접 겪지도 않았던 홀로코스트를 왜 자꾸 들먹이는거야?', 그리고 유대인들을 공격하죠. 카니예 웨스트의 이런 이야기에 많은 사람들이 동조하고 있어요. 하지만, 정작 그들이 하고 있는 유대인에 대한 이런 탄압이 홀로코스트와 다르지 않다는건 아무도 얘기하지 않고 있죠."

"결국 반유대주의라는 말은 그들의 이런 행동을 부추길 뿐이에요. 우리는 이것에 '유대인에 대한 증오 (Jew-hatred)' 라는 직접적이고 명확한 표현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카니예 웨스트의 속내는 무엇이었을까?



대부분의 유대인 커뮤니티는 카니예 웨스트의 발언을 주목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너무도 터무니 없는 말이었으니까. 언제나 유대인에 대한 혐오는 우리나라의 일본이나 북한의 그것과 같이, 대중을 분열시키고 외부에 적을 만들어 내부를 공고히하는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행해져왔기 때문에 그의 발언을 예사롭게 여겨졌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의 혐오라는 것은 어떠한 형태로도 발현될 수 있음을 그들은 미처 알지 못하였다. Ben Freeman 의 말마따나 모든 언론, 그리고 그들은 본 우리는 반유대주의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반유대주의라는 말이 주는 어감은 그렇게 무겁지 않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다는 얼간이 같은 소리나, 아무런 생각이 없어보이는 개구리 캐릭터 페페를 만든다던가, 그저 현대 사회에 만연한 혐오의 일종처럼 여겨졌고 혐오는 팟캐스트와 전파를 타고 유행처럼 번지게 되었다. 우리가 잘 알고있는 미국의 전 대통령인 트럼프로 대표되는 반지성주의와 혐오의 시대 또한 이렇게 시작되었다.

처음엔 그저 장난이나 농담 (joke) 일뿐이었을 것이다. 카니예 웨스트가 정말로 유대인을 혐오한다던가, 그들이 정말로 카니예 웨스트를 담구려고 한다던가 나는 생각하지 않으며, 나는 개인적으로 그의 의식 수준이 그 정도로 낮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트럼프를 지지하고 대통령 선거에 나가는 기행을 펼쳤던 것처럼, 그는 그저 현대 사회에 놓여진 맹목적인 흑인 사회의 언더도그마적인 편견을 깨기 위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이전 black lives matter 에 관한 글 참조), 그리고 그의 유대인에 대한 발언은 그의 이러한 위대한 담론을 담아내는 그릇이었을 뿐이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유대인과 홀로코스트 이야기는 그의 담론을 완성하기 위한 메타포로 사용하기엔 부적절했다고 생각된다. 실제로 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으며, 그들의 상처는 여전히 치유되지 않고있다.

그의 추종자들의 말마따나 지금의 유대인들은 피를 흘리진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은 유대인에 대한 전례없는 홀로코스트가 히틀러의 단 한 마디로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식하지 않는듯 하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카니예 웨스트의 사건은 그들의 입장에선 가십이 아니었다. 곳곳에선 반유대주의 시위가 열리고, 나치를 연상케하는 그들의 행동들과 사방에 흩뿌리고 있는 전단은 그들을 공포에 몰아넣기에 충분하였다.

유럽의 유대인 처럼 언제나 역사적으로 변방에 서있던 한국은 유대사회가 겪었던 문제들과 비슷한 일제감정기와 북침을 경험하였으며, 현재 나와 그리고 우리의 세대는 그러한 비극을 잊고 끝없이 분열하고, 끝없이 싸우고 있는 모습이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유명한 격언이 있다. 결국, 이러한 우리의 갈등과 그리고 유대사회가 겪고 있는 현재의 공포들은 우리와 그들의 피가 땅에 흩뿌려지며 학습되고 경험되어 더 단단한 다음 세대의 진보로 이루어질 것이리라. 하지만, 그것을 위해 선뜻 자신의 피를 땅에 뿌리며 희생하고자 하는 일은 누구도 겪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 모든 비극을 막는건 의외로 간단하다. 그저 우리가 관심을 갖고 옳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지켜보는 것. 혐오를 혐오로 대응하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것. 명석한 사업가였던 카니예 웨스트는 그들의 역사에 담긴 아픔과 분노를 깊이 성찰하지 못하여 그렇게 무너져 버렸고, 그가 무너져내린 대지는 움푹패여 생채기가 남았다. 그리고, 우리는 그곳에서 싸우기보단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쉽지만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어쩌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



카니예 웨스트의 몰락 시리즈 (?)
https://imnottroll.tistory.com/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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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스팩트럼 뉴스 뉴욕1의 'It’s really upsetting, and it’s scary': Los Angeles' Jewish community reckons with recent antisemitic incidents, David Mendez, LA .(2022/11/02) 칼럼의 인터뷰를 참고하여 작성됨

https://www.ny1.com/nyc/all-boroughs/news/2022/11/01/antisemitism-reaction-los-angeles-kanye-west

 

Los Angeles' Jewish community deals with recent antisemitic incidents

"We have a responsibility to speak out

www.ny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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