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19. 12:45ㆍ이슈
어느덧 중반을 지나고 있는 패션위크
런던 패션위크를 지나, 어느덧 23년의 마지막 패션위크가 중반을 지나고 있다.
아직 하이라이트인 밀라노와 파리에서의 일정이 남았기에 정리는 이르지만, 특히 많은 사람들의 관심속에 마무리 치뤄졌던 뉴욕과 런던에서의 몇 가지 쇼와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고자 한다.
뉴욕 패션위크, 헬무트랭 by 피터 도
이번 패션위크에서 가장 많은 기대를 받았던 컬렉션을 한 가지 꼽자면, 단연 피터 도의 헬무트랭이다.
대단히 촉망받는 어린 디자이너가 천재적인 디자이너의 뒤를 이어, 그의 오래된 유산을 되살리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다소 슴슴하게 끝난 그의 데뷔 무대에 사람들의 반응은 물음표.
사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새로운 무대에서는 피터 도만의 특징적인 화려하고 독특한 디자인이나 헬무트랭의 근본적인 간결한 디자인 어디에도 미치지 못해 아쉽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듯. 열심히 준비했고, 준비한 대로 결과물을 직조했으며 이에 따라, 대중의 평가와는 별개로 평단에서는 헬무트랭의 98년 디자인을 복각한 그에게 후한 점수를 주었다. 특히 보그 등의 평단에선 유니클로의 모회사인 패스트 리테일링이 헬무트랭을 인수한 이후로, 현대 복식사의 역사를 뒤흔든 헬무트랭의 관점을 잃었으나, 피터 도의 합류 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는 평가.
평론가가 아닌 일반 대중인 우리가 주목할 점은, 새로운 헬무트랭의 가장 큰 비젼은 합리적인 가격의 고품질 의류라고 답한 피터 도의 발언. 비싸지 않으면서도 오래입을 수 있는 옷을 통해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다고 말한 피터 도. "헬무트랭에서 가격을 맞춰줄게 아니면 안함." 이라고 단언했던 만큼, 어쩌면 우리는 가벼운 지갑으로 내년 봄에 헬무트랭의 쇼윈도를 기웃거릴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헬무트랭 24SS 컬렉션, 유튜브
런던 패션위크, JW 앤더슨
좋은 의미로든 아니건, 언제나 화제가 되는 JW 앤더슨의 새로운 컬렉션도 지난 주말, 런던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컬렉션의 테마는 동심 저번에도 그랬던 것 같은데, 도대체 어렸을 떄 무슨 일이 있었길래 유년 시절의 기억들을 차례로 컬렉션으로 구현하는지 당췌 알 수가 없는 그의 새로운 컬렉션은 그가 어렸을 적 가지고 놀았다는 플라스틱 클레이로 부터 시작된다.
시즌에 따라, 테마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나 로에베나 자신의 라벨이나 그의 디자인 관점은 일관되게 다소 독특한 일상복과 워크웨어, 전통과 기술의 조화. 이번 컬렉션도 마찬가지로 그는 3D 모델링을 통해 점토로 만든 듯한 독특한 질감을 편안한 일상복의 디자인으로 구현했다.
특히, 트렌드를 주도하는 그인 만큼 주목할 것은 액세서리와 슈즈. 라피아로 엮은 굽이 낮은 플랫슈즈나 간결하고 모던한 스퀘어 백은 내년에도 조용한 럭셔리로 주도되는 현재의 흐름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그의 예언.
*JW 앤더슨 24SS 컬렉션, 유튜브
런던 패션위크, 시몬 로샤
남성복 론칭과 함께, 9월 패션위크에서 첫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인 시몬 로샤의 컬렉션 또한 주목 해볼 만 하다.
리본, 레이스, 드레이프, 레이어링, 반짝이는 장식과 스티치들, 이 모든 여성스러운 디테일이 남성복에 접목된다는 것엔 적잖은 거부감과 우려가 따랐으나, 그녀의 결과물은 예상외로 남녀를 불문하는 독특한 시몬 로샤라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고히 완성시켜주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 우아한 비쥬얼에 어울리지 않을것 같았던 투박한 크록스와의 첫 콜라보레이션.
크록스로 대표되는 고무 클로그 외에도, 쥬얼로 장식된 스니커즈와 그에 맞춰 선보인 장미 장식이 들어간 트랙수트는, 우아한 드레스로 대표되는 시몬 로샤라는 브랜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듯 하다.
런던 패션위크, 버버리
중반의 대망의 주인공, 버버리 또한 어제 새벽시간 새로운 봄 컬렉션을 선보였다.
다소 아쉬운 평이 많았던 다니엘 리의 첫 버버리 컬렉션 이후에도, 브랜드는 버버리의 새로움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지, 이번에도 다소 버버리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디자이너 브랜드로써의 아주 고급스럽고 아주 트렌디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트렌치 코트의 디테일이 곳곳에 들어간 자켓과 셔츠 등을 시작으로 버버리라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자 하였으나, 대중의 입장에선 난잡하게 이어지는 새로운 소문자 로고의 모노그램이 도배된 탑들은 첫 컬렉션과 마찬가지로 이것이 버버리가 맞는지에 대한 의문을 심기에 충분했다.
*다니엘 리의 지난, 첫 번째 버버리23FW 컬렉션
평단은 이에 대해, 버버리 체크와 트렌치 코트로 대표되는 버버리의 낡은 이미지를 젊고 광범위하고 영리하게, 표현하였다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으나, 모로보나 글쎄긴 하다. 아마도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버버리가 버버리 체크와 로고로 도배된 헤리티지 라인이 전개되고 있으니, 컬렉션 라인에서는 조금 더 고급스러운 다니엘 리의 디자인을 통해 트렌드에 어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추측이 되지만, 천재라고는 하나 어쨌건 이 거대한 패션 브랜드가 단 한 명의 디자이너의 역량에 따라 좌우된다는 점은 역시나 글쎄긴 하다.
하지만, 어쨌건 현재는 최고의 감각을 보여주는 디자이너인 만큼, 이번 시즌의 결과물 또한 나쁘지 않다. 주목할 만한 피스는 쇼트 트렌치 코트, 짧은 기장에 견장과 라펠, 벨트까지 야무지게 더 한 짧은 트렌치 코트는 이번 가을부터 여러 런웨이서도 앞 다투어 다루고 있는 만큼, 이번 가을과 내년 가을까지도 주목하실만한 아이템이다.
*버버리 24SS 컬렉션,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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