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5. 08:41ㆍ이슈
10년간의 열애, 그리고 이별
제레미 스캇이 그가 이끌던 모스키노와 작별한다. 그의 전성기의 시작과 끝을 함께했던 모스키노였기에 각별했을 둘의 이별에 아쉬움이 남아야 맞겠지만, 곧 다시 만날 수 있을거라는 그의 마지막 말은 혹시...?
제레미 스캇이 10년만에 모스키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자리에서 내려왔다. 그의 다음 목적지는... 샤넬?
제레미 스캇과 모스키노
바야흐로 십 여 년전...
날개가 달린 아디다스 신발의 등장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머지 않아 한국에 도달하게 된 신발은 당시 빅뱅과 투애니원 와 미쳤다 의 인기에 힘입어 정말 날개돋힌 듯 (정말 놀랍게도 날개가 달려 있었다) 팔렸고, 당시 가장 잘나가던 H&M 과의 콜라보를 진행하며 (당시엔 H&M과의 콜라보가 인기의 반증이었다), 패션계를 강타하며 최고의 주가를 달리던 제레미 스캇과 모스키노는 2NE1의 해체와 함께 곧 정체에 빠지게 된다.
패션을 통해 사회와 문화를 풍자했던 프랑코 모스키노의 의해 설립된 이탈리아 브랜드 모스키노는, 사회의 담론을 컬렉션으로 담아내야 하는 선천적인 하자 (?)를 품고 있었고, 제레미 스캇의 모스키노는 환경과 소비주의, 럭셔리의 모순 등 다양한 이야기를 컬렉션으로 풀어내며 이를 성취하였으나
모든 덕담이 그렇듯, 좋은 말은 한 두번이어야 좋은 말이지 반복적으로 귀때기에 때려박는다면 잔소리밖에 되지 않기에, 그의 성취와 실력과는 별개로 그의 인기는 빠르게 식어갔다.
그리하여, 모스키노와 제레미 스캇은 결국 이별을 선언했다.
둘 모두에게 잘못은 없었지만, 모스키노의 앞으로의 방향은 어두웠고, 이에 둘 모두 어느 정도 하자와 책임(?) 이 있었기에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진 듯 하다.
다음은 제레미 스캇의 모스키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써의 마지막 인사이다.
10년이 지나고, 저는 오늘 모스키노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모스키노에서의 디자인 활동은 즐거웠고, 지난 수십년간 꾸준한 사랑을 주셨던 모스키노와 모든 고객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모스키노에서의 활동은 끝났지만, 저의 다음 이야기를 전달드릴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놓고 태깅된 지지 하디드 등의 셀러브리티와 디자이너들이 소소한 덕담을 나누고 있다.
오, 근데 그가 쓴 마지막 문장이 걸린다.
CANT WAIT TO SHARE WITH YOU ALL WHAT I HAVE IN STORE FOR YOU NEXT !
과연 그의 다음 프로젝트는 무엇일까?
혹시...?
끝은 시작과 함께한다
제레미 스캇의 샤넬 합류설은 사실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말씀드렸지만, 그의 인기와는 별개로 그의 의류부터 액세서리, 쥬얼리까지 이어지는 실력과 감각은 의심할 여지가 없고, 무엇보다도 샤넬의 대부이자 샤넬 그 자체인 칼 라거펠트가 공식적인 인터뷰에서 대놓고 자신의 후계자로 제레미 스캇을 지목했었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사람들의 그의 다음 직장은 아마도 샤넬이 되지 않을까...? 하며 추측하고 있다. 현재 루이비통에서도 디자이너로 랩퍼를 내새우며 혼란에 빠져들고 있는 이 시국에, 제레미 스캇정도의 실력과 경력을 갖춘 디자이너라면 샤넬에서는 감지덕지이지 않겠는가?
물론 이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현재의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칼 라거펠트와 마찬가지로 30여년간 샤넬에서 근속한 베테랑 여류 디자이너 버지니 비아르가 자리를 지키고 있고, 칼 라거펠트가 떠난 지금도 샤넬이 가지고 있는 프리미엄 만큼이나 그녀의 위치는 공고하다.
어쩌면, 샤넬에서 남성복을 론칭한다면 그의 자리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디올 옴므로 남성복에 한 획을 그었던 에디 슬리먼 (그리고 자리를 옮긴 그는 셀린느 옴므를 론칭하여 망했다)마저 고사했던 샤넬의 남성복이 세상에 정말로 등장할 일이 있을까?
뭐 샤넬의 마음이긴 하다. 다른 럭셔리 기업들과는 달리 샤넬은 가족경영회사이며 이에, 당연히 매출과 이미지에는 신경을 쓰겠지만, 다른 상장기업들 처럼 촘촘하고 잘짜여진 안전망을 걸을 이유도 없고, 그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제레미 스캇을 영입해 여성복을 만들건 남성복을 만들건 제트기를 만들건 그건 그들의 마음이다.
하여, 자신의 의지와는 별개로 거대한 도전에 맞닥드리게 된 샤넬 (???????)은 이 위기를 (?????????) 과연 지혜롭게 모면할 수 있을까?
샤넬이 아니라면 과연 제레미 스캇의 다음 목적지는 어디가 될까? 어쩌면 버버리를 떠나 넉넉한 퇴직금과 함께 세상을 유랑하고 있는 리카르도 티시처럼 그도 한량이 되어 세상을 거닐게 될까? 모스키노가 버버리만큼 퇴직금을 줄 것 같진 않은데.
추후의 소식이 전달되면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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